"배터리 바꾸고 가세요!" 전기차 배터리 교환 시설 만드는 앰플(AMPLE)
미국의 스타트업 회사 앰플(AMPLE)이 전기차 전용 배터리 교환 시설을 공개했다. 지난 7년의 연구 끝에 선보인 시스템으로, 순수 전기차의 긴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전망이다.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차 오너들과 함께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.
앰플은 순수 전기차를 운용하는 운송회사를 위해 배터리 교환 시설을 만들었다. 출퇴근이 주 목적인 일반 소비자들과 달리, 택시나 우버, 화물차는 하루 주행거리가 꽤 길다. 배터리 충전에 시간을 빼앗기는 만큼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.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, 전기차 1대가 배터리를 교환하는데 드는 시간은 단 ‘10분’ 내외라고 한다.
교환 시설의 넓이는 자동차 정비용 리프트 1개가 들어갈 정도. 주행거리가 바닥난 전기차가 들어오면, 각 바퀴를 고정한 뒤 살짝 들어 올린다. 그 아래로 배터리를 갈아 끼워줄 로봇이 ‘스르륵’ 미끄러져 나온다. 분리한 배터리는 충전 장소로 옮기고, 이어서 100% 충전한 배터리를 꺼내 빈 자리에 끼운다. 이런 식으로 모든 배터리 셀을 갈아 끼우면 작업 끝이다.
최근 공개한 시연에서는 교환 시간이 약 15분 걸렸다. 이미 평범한 전기차 충전 시설보다 빠른 기록이다. 하지만 앰플의 목표는 더 크다. 연구를 거듭하며 10분으로 줄이고, 올해 연말까지 5분으로 단축할 계획이다.
이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선 각 자동차 브랜드가 같은 배터리 모듈을 써야 한다. 그래서 앰플은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다섯 곳과 협력하고 있다. 구체적인 브랜드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. 그러나 공식 영상 속에는 메르세데스-벤츠 EQC와 닛산 리프, 기아 니로, 쉐보레 볼트가 등장해 협력 관계를 암시하고 있다.
앰플은 ‘단 몇 주 안에 도시 전체에 교환 시설을 지을 수 있다’라며 인프라 확장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. 풍력과 태양열로 얻은 전력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. ‘전기차 배터리를 통째로 갈아 끼우면 충전 시간을 아낄 수 있지 않을까?’라는 막연한 상상이 어느덧 우리 눈앞에 다가왔다.
글 서동현 기자
사진 앰플